생명이란 무엇인가, 과연 물질인가 하는 문제는 아주 옛날부터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다. 생명현상은 무기계(無機械)의 물질의 움직임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생물에는 무엇인가 물질 이외에 영혼이라는 생명력이 깃들여 있어서 생물을 형성하는 물질로서 과학적으로 추구할 수는 없다는 관념론이 팽배해 있었다.

생명의 과학
현재는 생물학, 특히 생화학(生化學)과 생리학의 발달에 의해 이러한 사고방식은 원칙적으로 거의 무너져 버렸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과학은 생명을 단순히 물질의 기계적 집합이 아니라, 어떤 복잡한 물질이 갖는 운동으로 파악하고 있다.
생물은 세포로 구성되었는데, 그 주요 부분은 탄소와 수소를 주체로 하는 유기화합물(有機化合物)이다. 유기물의 종류는 무한히 많으나 생체구성물(生體構成物)은 한정된 소수이며, 단백질·당질(糖質)·지질(脂質)·핵산(核酸) 등으로 나누어진다.
생체의 특징은 그 구조물질이 현저한 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쥐의 몸의 단백질 중 반은 평균 7일 만에 식물(食物)의 단백질과 바뀌고 있다. 일종의 효소는 일종의 반응을 촉매할 수 있을 뿐이므로 많은 효소의 공동작용에 의해 복잡한 변화가 질서정연하게 일어나고 효소의 변화에 의해 대사 조절이 가능하다.
대사의 특징은 그 에네르기면에도 나타난다. 무기계의 반응에서는 반응의 에네르기는 열이 되어 발산되지만, 생체 내에서는 에네르기를 생기게 하는 분해(分解) 반응과 에네르기를 필요로 하는 합성 반응이 결합되어 일어난다. 이 결합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ATP(아데노신 3인산)라는 고(高)에네르기를 포함하는 인산화합물이다.
생물체는 이와 같이 밖으로부터 물질을 섭취하여 일부를 분해해서 ATP를 만들고 이에 의해서 다른 것의 일부를 재료로 하여 자기의 신체를 합성하고 생명을 유지하며 또한 성장·증식해 가는 것이다.
증식은 양적으로는 이와 같이 생각되거니와 생물이 자손으로서 같은 것을 낳아가는 질적 측면은 어떠한가? 어버이가 갖는 성질이 어떤 형태로든 자손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생물의 일정성(一定性)은 간단히 말하면 그 효소계(酵素系)의 일정성에 의한 것이며 이를 추궁해 보면 일정한 단백질의 합성, 기본으로는 일정한 아미노산 배열의 형성이 기본적인 문제가 된다. 최근의 생화학 연구에 의해 일정한 아미노산의 결합에는 그 생성 반응에 관계하는 핵산의 일정한 구조가 근본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곧 세포핵의 염색체 성분인 핵산은 유전자(遺傳者)에 실체적(實體的)인 담당자이며, 세포분열시에 같은 구조를 가진 채 분열하고 단백질 생성시에 그 구조성질을 결정하여 일정한 생물을 재생산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이러한 생물이라고 이름붙여진 물질운동 기구를 더욱 상세히 밝히고 그것이 어떻게 생성되었는가를 밝혀가는 것이 금후의 생물학에 부여된 임무이다. 또 지구상의 생물 진화와 기원의 필연성을 탐구한다는 점에서, 지구의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생물학에 거는 기대도 크다.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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