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월요일 폭락하며 시장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기 침체 배제 안 한다”는 발언이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개장과 동시에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며, 장중 한때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증시 폭락 월가 공포지수 연중 최고치 기록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한때 1,100포인트 이상 급락했으며, 최종적으로 890포인트(2.08%) 하락 마감했다. S&P 500지수는 2.7% 떨어졌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 폭락했다.
특히 다우와 S&P 500은 올해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2022년 9월 이후 가장 큰 단일 하락폭을 보였다. 이번 급락은 미국 대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트럼프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 악화
이번 증시 급락의 가장 큰 원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요일 방송된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전환기”를 겪을 것이라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 출연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경기침체가 올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예측을 하는 것은 싫다”면서도 “우리가 추진하는 정책은 매우 큰 변화이기 때문에 전환기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며 시장 전반에 걸쳐 매도세가 확산됐다. 특히 기술주가 큰 타격을 받으며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다.
S&P 500지수는 2월 19일 기록한 사상 최고치 대비 8.6% 하락했고, ‘매그니피센트 세븐’으로 불리는 대표 기술주인 알파벳(GOOG), 아마존(AMZN), 애플(AAPL), 메타(META), 마이크로소프트(MSFT), 엔비디아(NVDA), 테슬라(TSLA) 모두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프라이빗뱅크 Ameriprise의 수석 시장전략가 앤서니 사글림베네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으면서, 이미 불안했던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경제정책이 “역사적인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려 했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업들은 미국 우선주의 경제정책과 에너지 자유화에 반응해 수조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며 “첫 임기 동안 고용, 임금 및 투자 성장을 이뤘으며, 두 번째 임기에서도 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 대선 이후 상승분 모두 반납
테슬라는 이날 15.4% 급락하며 대선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 테슬라 주가는 급등했지만, 올해 들어서만 45% 하락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특히 최근 몇 주간 테슬라 주가는 CEO 일론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나치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논란과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부진 등으로 인해 급락했다.
엔비디아도 5% 하락했고, AI 관련주로 주목받았던 팔란티어(PLTR) 역시 10%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Bolvin Wealth Management Group의 대표 지나 볼빈은 “주식이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반대로 과도하게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월가 공포지수(VIX)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의 불안을 반영했다. CNN의 ‘공포와 탐욕 지수(Fear and Greed Index)’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시장을 지배한 감정은 ‘극도의 공포’였다.
비트코인 역시 위험자산 매도세에 따라 7만 8천 달러까지 하락하며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관세 정책 불확실성… 월가 긴장감 고조
이번 달 들어 주식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혼선으로 인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주 S&P 500지수는 3.1% 하락하며, 9월 이후 최악의 주간 성적을 기록했다.
야르데니 리서치(Yardeni Research)의 대표 에드 야르데니는 “증시가 트럼프의 2.0 정책에 대한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어오는 모든 수입품에 대해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 후 이를 4월 2일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중국산 수입 관세 20%로 두 배 인상했고, 3월 12일부터는 모든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5%의 관세가 적용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캐나다산 유제품에 대해 2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으며, 캐나다산 목재에도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요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관세는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언급해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Bahnsen Group의 최고 투자 책임자 데이비드 반센은 “관세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질적인 시행보다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관세 부과에 대한 반복적인 협박과 철회, 그리고 이에 대한 추측과 혼란이 불확실성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센은 또 “현재 행정부가 관세 정책이 어떻게 전개될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만약 예측해야 한다면, 경제 활동에 적어도 한두 분기 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여러 국가들과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하게 될 것”이라며 “결국 우리가 왜 이런 혼란을 겪어야 했는지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 불확실성 증가… 경기침체 우려 현실화되나
현재 미국 경제 전반에 걸쳐 불안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기업들의 정리해고가 증가하고 있으며, 신규 채용도 둔화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225%로 하락하며,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려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시장이 경기 불확실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다.
이번 주에는 수요일과 목요일에 발표될 월간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시장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2월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는지 여부를 가늠하려 할 것이다.
한편, 경기침체(recession)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두 개 분기 연속으로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경제 연구소(NBER)의 경기 순환 위원회는 경기침체를 “경제 활동이 광범위하게 둔화되며,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당한 하락”으로 정의하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 전략가 샘 스토발은 “현재 투자자들의 신중한 태도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위협이 얼마나 빨리 해소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시장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향후 증시 흐름을 결정할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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